영화 ’아마데우스‘의 진실과 허구 (살리에르와 모차르트)

1985년 개봉한 밀로스 포만 감독의 영화 ‘아마데우스’는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그의 동시대 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관계를 극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 속에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투하며 그를 파멸로 몰아넣은 인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과장된 이야기이며,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① 영화 속 살리에리의 모습, ②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실제 관계, ③ 모차르트 독살설의 진실, ④ 살리에리의 후대 평가라는 네 가지 주제로 영화와 역사적 사실을 비교해보겠습니다.

1. 영화 속 살리에리는 어떤 인물로 그려졌을까?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궁정 음악가로서 성공했지만, 신이 내린 재능을 가진 모차르트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인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는 신에게  “왜 이런 천재성을 나에게 주지 않고 저속한 모차르트에게 주었습니까?”라며 분노하고, 모차르트를 몰락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방해합니다.

특히, 영화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소문을 사실처럼 묘사합니다. 영화 속에서 살리에리는 죽음을 앞둔 모차르트에게 ‘레퀴엠’을 작곡하도록 주문하고, 결국 모차르트가 완성하지 못한 채 숨을 거두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묘사는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먼 허구적인 연출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역사 속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땠을까요?

2.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실제 관계는?

영화와 달리, 실제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인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차르트의 재능을 인정하고 그의 음악을 높이 평가한 음악가였습니다.

다음은 역사적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두 사람의 관계입니다.
1.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존경했다.
•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관람한 후, “이것은 신이 주신 음악이다”라며 극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모차르트가 빈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살리에리는 그의 아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2. 두 사람은 경쟁 관계였지만 적대적이지 않았다.
• 당시 빈의 궁정 음악계는 매우 경쟁이 치열한 곳이었고, 살리에리는 궁정 음악가로서 안정적인 직책을 유지했습니다.
• 모차르트는 살리에리를 견제 대상으로 여겼지만,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성공을 적극적으로 방해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3. 모차르트는 살리에리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심한 갈등은 없었다.
• 모차르트가 살리에리를 질투했던 흔적은 있지만, 이는 개인적인 감정이라기보다는 궁정 음악가로서의 지위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 모차르트는 귀족 후원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해야 했던 반면, 살리에리는 황제의 신임을 받았기 때문에 모차르트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3. 모차르트 독살설의 진실

모차르트가 사망한 후, 빈에서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합니다.
1. 모차르트는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 1791년 12월 5일, 모차르트는 고열과 부종 등의 증상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정확한 의학적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류마티스열, 신장 질환, 식중독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 최근 연구에서는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인한 신장염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2. 살리에리는 말년에 독살설을 부인했다.
• 살리에리는 말년에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였으며, 자신의 인생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일부 기록에서는 살리에리가 정신이 흐려진 상태에서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중얼거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이는 신빙성이 부족한 이야기입니다.
3. 독살설은 경쟁 구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야기였다.
• 모차르트 사후, 그의 미완성 작품 ‘레퀴엠’이 남겨지면서, 이를 둘러싼 다양한 소문이 퍼졌습니다.
•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작가 푸쉬킨(Alexander Pushkin)이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내용의 희곡을 발표하면서, 이 이야기가 더욱 퍼지게
              되었습니다.
• 이후 ‘아마데우스’ 같은 작품들이 이러한 설정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면서 오늘날까지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4. 살리에리는 후대에 어떻게 평가되었을까?

살리에리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영향으로 모차르트를 질투한 무능한 음악가처럼 인식되었지만, 실제로는 남부러울것없는
당대 최고의 음악 교육자이자 존경받는 작곡가였습니다.
1. 당대에는 오페라와 종교 음악의 거장이었다.
• 살리에리는 당시 유럽 왕실에서 극찬을 받았으며, 오페라 작곡가로서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 그의 작품은 모차르트만큼 대중적이지 않았지만, 당대에는 매우 인기 있는 음악가였습니다.
2.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 등의 스승이었다.
• 살리에리는 훗날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 등 유럽 음악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음악가들의 스승이었습니다.
• 그는 뛰어난 교육자로 평가받았으며, 그의 제자들은 후대 음악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3. 최근에는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 영화의 영향으로 오랫동안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그의 음악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살리에리의 오페라와 교향곡들이 다시 연주되면서, 그가 단순한 모차르트의 라이벌이 아니라 독창적인 음악가였다는 점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맺음말: 영화와 현실의 차이

영화 ‘아마데우스’는 뛰어난 작품이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차이가 많습니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질투했을 수도 있지만, 그를 파멸로 몰아넣은 악역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존경하고, 후대 음악 교육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었습니다.

역사를 바라볼 때, 영화적 연출과 실제 사실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화 속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셨다면, 살리에리의 실제 음악도 감상하며 그의 진정한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